잉어를 껴안은 꿈
글: 강추애/
귀례 씨는 화가다. 그녀는 대내외적으로 그다지 크게 인정을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작은 화실을 운영하며 개인전도 두 번 열었다. 그런 귀례 씨가 부엌 싱크대에서 진땀을 빼고 있었다. 살아 움직이는 잉어가 너무나 설쳐대서 도무지 요리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녀는 꿈속에서 남편의 보양식 용봉탕을 끓여보려고 노력 중인 것이다. 하지만 잉어는 벌떡 벌떡 힘이 드세어 도무지 귀례 씨의 손아귀에 잡혀지질 않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새 더는 감당을 못하고 두 팔로 잉어를 껴안고 그야말로 씨름을 하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귀례 씨는 화가라는 체면상, 동네 눈이 무서워, 사람들 시선이 두려워 감히 사지 못했던 로또복권을 사기 위해 원정 드라이브까지 했다. 결과는 단무지였다. 열 장. 무려 십 만원의 거금으로 베팅한 로또 투자는 모두 다 꽝, 일본 노란 단무지 다꾸앙이 되어버린 것이다. 허나 그녀는 단무지 맛을 호되게 본 일주 일 뒤. 그녀의 50호 작품이 500만 원에 거래되는 쾌거를 처음으로 기록했다. 자신의 작품을 눈여겨 보던 사람이 가격을 묻자 50만원 부를까, 500만원 부를까 고민하다 ‘에라 모르겠다 부르는게 값이지’ 하며 농담처럼 던진 500만원이 그녀의 현실이 된 것이다. 그녀는 그 고마운 고객을 위해 따로 무상으로 증정할 그림을 준비 중이다. 양심에 찔린다고 했다. 유명도 아닌 무명이 오버했다는 것이다.
허나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 주었다. 그녀의 잉어 꿈은 귀인상봉. 대박, 횡재의 전주곡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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